🕯️ 잊을 수 없는 1997년 8월 30일, 박초롱초롱빛나리의 이야기

요즘 같은 세상에도 가끔은,
모두가 멈춰 서서 “이런 일이 정말 있었나?”
믿기 힘든 현실 앞에 숙연해질 때가 있어.

오늘은 그날의 기억을 꺼내 얘기하려고 해.
‘만삭의 유괴범, 전현주’ 사건.
그리고 그 사건 속에서 가장 순수했던 아이,
박초롱초롱빛나리(당시 8살)의 이야기야.

 5분 거리의 학원에서 사라진 희망

– 오후 3시, 도보 5분 학원에서 집으로
늘 부릉부릉 뛰놀며 뛰어왔을 초록 원피스의 나리.
그 아이에게 ‘모르는 언니’가 말을 걸었대.

“우리 조카도 여기 다니는데 너도 다니니?”
“….”
엘리베이터, 횡단보도, 소란 없는 낯선 이끄심.

그게 믿을 수 없게도, 유괴의 시작이었어.

 삐삐 한 통의 ‘빨리 오라’ 메시지

– 첫 번째 삐삐: 8282(‘빨리빨리’)
– 두 번째 협박 전화: “2천만 원, 은행 카드로”

엄마는 전화를 받는 동안 발신지 추적-감청-잠복까지
온갖 방법을 다했지만, 시간과 장소는 범인의 무대였지.
명동 공중전화, 쇼핑몰 앞, 메시지 건물 10층, 커피숍…
쉴 틈 없이 흘러가던 30시간.

 

 엄마의 가슴속 생일파티

– 유괴 10일째, 나리의 9번째 생일
엄마는 딸과 약속했던 파티를 강행했대.
풍선과 미역국, 편지를 붙여놓고
“현관문을 열고 들어설 너를 믿는다”고 썼지.

희망에 매달려 버틴 자,
그다음 날 아침, 아이는 돌아오지 않았어.

 

만삭의 범죄자, 그리고 그 뒤에 숨은 진실

– 전현주 (당시 만 28세, 임신 8개월)
문예창작 전공, 안정된 가정과 유학 이력.
“아기 출산 준비비”를 위해 아이를 유괴했다고 말했지만,
수첩과 CCTV, DNA 증거는 모두 그녀의 단독범행을 가리켰어.

– 공범 시나리오의 궤변
자신도 피해자였다고 주장했지만,
담배꽁초부터 편지 메모까지
거짓이 드러날수록 그녀의 설명은 더 무너졌지.

 

돌아오지 못한 아이, 그리고 남겨진 질문

– 14일 만에 발견된 나리의 시신
좁은 지하 창고, 차가운 배낭 속에서.
모래알 같은 한 줄기 진실은 너무 가혹했어.

– 출산한 전현주
구치소에서 꺼낸 아기를 품에 안은 그녀.
어느 쪽이 더 부끄러워야 할지,
어떤 마음으로 그 아이를 키울지,
우린 멈칫하며 묻게 돼.

 

🕯️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 이야기는
그저 오래된 미제 사건이 아닙니다.
28년이 지나도,
나리의 엄마와 아빠는
매년 생일에 미역국을 끓일지 모릅니다.
다시는 이 땅에 ‘두 번째 나리’가 생기지 않도록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그날을,
그 아이를,
그리고 그 이름을.

박초롱초롱빛나리.

✍️

“도끼는 잊혀져도, 나무는 기억한다.”

범죄는 언젠가 드러나지만,
그 피해는 영원히 누군가의 가슴에 남아.

우리는 오늘,
“아이를 지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다시 한번 떠올려야 한다.